
안녕하세요. 고수치과 이민우 원장입니다. "이 치아는 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치과에서 이 말을 들으면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마련입니다. 아직 멀쩡한 것 같은데 정말 빼야 하는지, 한 곳에서는 빼자고 하고 다른 곳에서는 살려보자고 한다면 더 막막해집니다.
이런 고민은 결코 예민해서 드는 것이 아닙니다. 발치는 한 번 하면 되돌릴 수 없는 결정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같은 치아를 두고 판단이 갈리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판단이 갈리는 이유, 살려볼 수 있는 치아와 보존이 어려운 치아의 기준, 그리고 빼기로 결정하기 전에 꼭 확인해야 할 것들을 차례로 정리했습니다. 그 이유와 기준만 알아도 지금 내 치아가 어느 쪽에 가까운지 스스로 가늠해보실 수 있습니다.
같은 치아인데 왜 치과마다 발치 판단이 다른가요?
무엇으로 보느냐(진단 자료)와 어디에 기준을 두느냐(판단 기준)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특히 살릴지 뺄지 애매한 경계에 있는 치아일수록 치과의사마다 치료 방향과 예후를 보는 판단이 조금씩 다를 수 있으며, 판단이 다르다고 해서 어느 한쪽이 틀렸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래서 다른 치과에서 발치를 권유받고 확인차 오시는 경우, 고수치과는 "정말 뽑아야 하나?"라는 시선으로만 보지 않습니다. 이전 진단은 참고하되, 처음 보는 치아라고 생각하고 처음부터 다시 확인합니다.

무엇으로 보느냐에 따라 어떤 차이가 생기나요?
일반 엑스레이만으로는 보이지 않는 부분이 있어, 필요하면 CT로 입체적으로 확인합니다.
일반 엑스레이는 입체적인 치아를 평면 한 장에 담은 사진이라, 뿌리 주변의 염증이나 미처 치료되지 않은 신경관이 잘 드러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충치는 형광 검사기 같은 진단 장비의 도움도 함께 받습니다.
어디에 기준을 두느냐는 무슨 뜻인가요?
'치료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치료한 뒤에도 잘 쓸 수 있느냐'를 기준으로 본다는 뜻이며, 고수치과는 그 기준을 3년으로 봅니다.
"치료할 수 있느냐보다, 치료한 뒤에도 잘 쓸 수 있느냐." 기술적으로 치료는 가능해도 몇 달 뒤 다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면, 무조건 살리는 것이 좋은 선택이 아닐 수 있습니다. 반대로 치료 과정이 조금 복잡하더라도 충분히 쓸 수 있다고 판단되면 쉽게 포기하지 않습니다.
어떤 치아는 살릴 수 있고, 어떤 치아는 빼야 하나요?
치아의 '상태'보다 '원인'을 먼저 봐야 합니다. 원인을 해결할 수 있다면 다시 쓸 수 있고, 원인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치료해도 같은 문제가 반복됩니다.
충치 때문인지, 신경에 문제가 생긴 것인지, 치아에 금이 가거나 깨진 것인지, 잇몸과 주변 뼈가 약해진 것인지에 따라 답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원인을 확인한 뒤에는 치아가 얼마나 남아 있는지, 뿌리는 튼튼한지, 주변 뼈가 치아를 충분히 잡아주고 있는지, 흔들림은 없는지를 함께 봅니다.

| 살려볼 여지가 있는 경우 | 보존이 어려운 경우 |
|---|---|
| 뿌리와 남은 치아가 충분한 경우 | 뿌리까지 세로로 깨진 경우 |
| 신경치료로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경우 | 뼈가 많이 녹아 치아가 심하게 흔들리는 경우 |
| 신경치료를 받은 지 오래되지 않은 경우 | 잇몸 아래까지 손상된 경우 |
뿌리 끝 염증이 크면 무조건 빼야 하나요?
아닙니다. 염증이 크더라도 실패 원인이 분명하고 해결할 수 있다면 재신경치료로 보존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래 어금니 크라운이 빠져 내원하신 40대 남성분의 경우, 이미 신경치료가 된 치아였는데 뿌리 끝 염증이 크고 그 위치가 아래턱 신경과도 꽤 가까워 쉽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CT로 다시 살펴보니 깨끗하게 청소되지 않은 신경관이 보였고, 실패 원인이 분명했기에 재신경치료를 시도해 보철까지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치아에 금이 간 경우는 어떻게 판단하나요?
금이 어디까지 진행됐는지는 눈이나 엑스레이만으로 정확히 알기 어려워, 증상과 습관까지 함께 확인한 뒤 판단합니다. 금 간 치아는 살릴지 뺄지 가장 고민되는 경우입니다. 그래서 사진 한 장으로 결정하지 않고, 씹을 때 어떤 통증이 있는지, 이를 악물거나 가는 습관은 없는지, 증상이 언제부터 어떻게 변해왔는지까지 자세히 여쭤봅니다.
그래도 최대한 살리는 게 좋은 것 아닌가요?
보존이 어려운 치아를 무리하게 붙잡고 있으면 오히려 시간과 비용이 더 들 수 있습니다. 고수치과가 생각하는 '자연치아 살리기'는 무조건 끝까지 붙잡는 것이 아니라, 살릴 만한 치아를 너무 일찍 포기하지 않는 것입니다.
발치를 결정하기 전에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요?
한 곳에서 발치 권유를 받았다고 성급히 결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막연히 미루기보다 아래 네 가지를 직접 확인해 보세요.
- 원인: 이 치아를 빼야 하는 원인이 무엇인가요?
- 살릴 경우: 살려본다면 어떤 치료가 필요하고, 어떤 한계가 있나요?
- 뺄 경우: 뺀다면 이후 어떤 치료가 필요한가요?
- 근거 자료: 엑스레이·CT·사진 등 근거를 직접 보여주며 설명했나요?

특히 마지막 항목이 중요합니다. 환자분은 스스로 입안 구조를 볼 수 없어 의료진의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기 때문에, 눈으로 직접 보여주며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는지는 치료 결과만큼이나 안심하고 치료받는 데 중요합니다.
살릴지 애매한 치아는 어떻게 결정하나요?
가능성과 한계를 함께 설명드리고, 환자분과 함께 결정합니다. 살릴 가능성이 애매한 치아라면 고수치과는 한쪽을 미리 정해두고 설명하지 않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살려볼 여지가 있지만, 이런 부분 때문에 실패 가능성도 있습니다."
가능성이 높지 않더라도 내 치아를 한 번 더 살려보고 싶은 분과, 여러 번 치료를 반복하기보다 예측 가능한 치료를 원하는 분의 선택은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확인했을 때도 발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면, 그때는 제대로 회복해드리는 것이 치과의 역할입니다. 빼야 하는 이유를 충분히 이해하고 내린 결정이라면, 이후 치료도 훨씬 확신을 갖고 받으실 수 있습니다.
➡️ 고수치과는 이런 기준으로 진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아프지 않은데도 빼야 한다고 들었어요. 그래도 빼야 하나요?
통증이 없다고 해서 안전한 상태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통증 유무보다 중요한 것은 발치를 권유받은 원인입니다. 어떤 이유 때문인지 자료와 함께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다른 치과에서 한 번 더 확인받아도 괜찮을까요?
판단 근거가 충분히 이해되지 않으셨다면 다시 확인받으실 수 있습니다. 이전에 찍은 엑스레이나 치료 이력이 있다면 함께 가져오시면 판단에 도움이 됩니다.
재신경치료를 했는데 실패하면 결국 빼야 하나요?
그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시작 전에 성공 가능성과 실패할 수 있는 이유를 함께 설명드리고, 충분히 이해하신 뒤 결정하실 수 있도록 합니다.
정리하며
발치는 되돌릴 수 없는 결정인 만큼, 근거를 직접 보고 충분히 이해한 뒤에 결정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같은 치아를 두고 판단이 갈리는 것은 무엇으로 보느냐, 어디에 기준을 두느냐가 다르기 때문이며 어느 한쪽이 틀렸다는 뜻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치료할 수 있느냐보다 치료한 뒤에도 그 치아를 잘 쓸 수 있느냐입니다.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치아라면 한 번 더 살려볼 여지가 있고, 뿌리가 세로로 깨졌거나 주변 뼈가 많이 녹은 치아라면 무리하게 붙잡는 것이 오히려 시간과 비용을 더 들게 할 수 있습니다.
발치는 언제나 조심스러운 결정입니다. 그렇다고 듣기 좋은 말을 하기 위해 필요한 진단을 피하는 것도 좋은 치료는 아닙니다. 발치를 권유받았다면 빼야 하는 원인, 살릴 경우의 치료와 한계, 뺀 뒤의 치료, 그리고 그 근거가 되는 자료를 직접 확인해 보세요. 충분히 이해하고 내린 결정이라면 이후 치료도 확신을 갖고 받으실 수 있습니다.





